어제는 부천시의회 제238회 본회의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본회의에서 표결을 통해 인권조례가 제정될 수 있을지 부결될지 결정되어야 할 날이었지만, 표결은커녕 조례안을 상정도 하지 못한 채, 우리의 바람을 또 한번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습니다.
부천시의회의 박명혜 의원이 대표발의한 ‘부천시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는 아시아인권문화연대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들과 의원 그리고, 시의 행정 담당자까지 두루 논의에 참여하며 수개월간 준비되어왔던 조례였습니다. 이번 인권조례안은 ‘부천시 시민의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인권이 존중되는 지역사회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제정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다른 수많은 지자체에서 제정되어 있는, 이미 너무나 늦어버린 조례였습니다.
하지만, 2017년 혐오표현 금지조례와, 지난번 문화다양성조례, 성평등조례 등의 과정에서와 마찬가지로, 일부 기독교 보수 세력의 집단적 항의와 혐오 선동으로 인해 다시 한번 다양성 존중과 인권이라는 가치가 후퇴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9월 23일 재정문화위원회에서 상정되었던 조례안은 찬성 3, 반대 3, 기권 3표로 부결되었고, 일부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본회의에 상정하려던 시도는 의원들의 미진한 참여로 다시 한번 무산되었습니다.
혐오표현을 금지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권을 증진하는 것이 동성애와 무슬림을 확산하고, 한국 기독교를 잠식할 것이라는 그들의 근거 없는 공포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적 선동으로 이어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프레임에 시의회는 번번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 앞에 무릎 꿇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 인권조례와 민주시민교육조례 제정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노력했던 수많은 시민들과 부천지역의 단체들은 좌절하여 여기서 머물지 않고 다시 한번 힘을 모아갈 것입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 연대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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