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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인권과 다양성을 실천합니다

쭈니일기 (1)

by 아연대 2017. 9. 1.

쭈니일기 1



두근두근~


오늘 오디션을 봤어.


후덜덜~ 너무 떨려서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

지난주에 누나들은

“하나도 연습 안 할 거야~” 하면서 집에 가더니

엄청엄청 연습해 왔지 뭐니.

속았어! 내숭쟁이 누나들!






우리 동네 중학생 고등학생 형 누나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거든.

동아리 이름이 ‘노리터’야.

놀고 놀고 또 논다는 뜻인가?


암튼 나는 노리터가 뮤지컬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얼른 달려 왔어.

그렇게 재미난 구경을 놓칠 수야 없지.


문을 빼꼼 열고 보니 누나들이 돌아가며 대본을 읽고 있더라구.

때맞춰 잘 왔군! 크하하


저기 낯선 사람이 아마 뮤지컬 선생님이겠지?

나는 살금살금 선생님 옆으로 가서 얌전히 앉았어.

누나들 틈에 쬐그만 내가 끼어드니 샘이 “에구 귀여워라! 구경 왔니?”

누나들도 자기 일이 바빠서 그런지 별 눈치를 안주더라구.

역시! 1차 작전 성공!


나도 냉큼 대본을 하나 챙겼어.

내 순서가 왔다 싶을 때 누가 하라고 하지도 않는데 나도 막 읽었어.

목소리도 크~게

진짜 말하는 것처럼 실감나게 말이지.


샘이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하시며

“어이구 꼬마가 잘하네~”

(핫핫 )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중얼거렸어.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하고 싶다....”

“너도 하고 싶어?”

“네~~~

“그래? 그럼 같이 하자~”

작전 완전 성공!





<< 일러스트_나현정>>




이렇게 해서 3학년 꼬맹이가

‘청소년 동아리 노리터’의 뮤지컬에 끼게 된 거야.

오디션에서는 찬희 역을 했어.

얘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아주 잘 하는 애야.

자기는 가수가 되고 싶은데 아빠가 안 된다고 그랬대.

그래서 막 짜증을 내거든.

나도 춤추는 것을 좋아하니까 찬희 역이 맘에 들었어.






나는 춤추는 시늉만 했는데 심사 보는 샘들이 “오우~” 하면서 좋아하셨어.

저렇게 물개박수를 치는걸 보니

아마 아마 찬희 역을 나한테 주겠지? 흐흐


그래도 혹시 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돼서

내 특기인 다리찢기도 살짝 보여드렸어.


쭉 뻗는 내 다리를 보며 그 환호와 감동이란~!

이제 오디션은 무사히 끝났고~!

두근 두근 두근~~


나는 무슨 역할을 하게 될까?





청소년동아리 노리터의 첫 번째 뮤지컬

[꿈꾸는 노리터]


2017년 10월 28일

가치 소극장(춘의역 6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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