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이주민을 배제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규탄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신청이 시작된 4/9일 오전 10시, 경기도청 앞에서
차별적인 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내용을 공유해드리니 함께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경기도민 결혼이민자 A씨>
나도 경기도민이다.
경기도는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제 대책으로 4월부터 전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조금이나마 타개하기 위해”
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그럼 이 어려운 상황 안에 제가 없나요?
경기도에는 2002년부터 결혼이주자로서 살고 있고 2006년에
영주증의 제가 도민이 될 수 없나요?
주민등록증안에 배우자로서 이름도 있고 가족관계증면서에서도
남편, 저와 자녀를 증면 할 수 있는데 말이죠.
모든 경기도민이 무엇일까요?
경기도에 오래 살아도 인정받지 못하고 재난의 상황에서 배제되는
외국인분들.
재난상황에서 우리를 챙겨야할 정부가 이런 차별을 하셔도 되겠습니까?
경기도에서 결혼이주여성들이 똑같은 도민으로 대접 받지 못하고
있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재난기본소득 지급 대상자에 결혼이주여성도 지급해라!
*더불어 살아가는 경기도민으로 결혼이주여성도 인정해라!
<경기도에 13년 째 살고 있는 중국인 A씨 가족>
“13년째 경기도에서 살고 있고 영주권을 갖고 있는 중국인가족입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발생 시기에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지만 1월말 때부터 자가격리 한 듯이 살았고 지금까지 두 달이 되었습니다. 코로나에 걸릴까봐도 있었지만 중국사람 신분을 걸리는 게 더 무섭기 때문입니다. 생필품을 사야 할 때만 나가고 남편이랑 같이 나가도 얘기를 하지 않고 조용히 사고 바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초기에는 코로나라고 안 하고 중국지역을 붙여 질병이름을 이야기하고 중국인에게 차별 주는 분위기였습니다. 우리도 당연히 더 눈치보고 살게 되었습니다. 3월이 되어 한국에서도 점점 상황이 나빠져 정보를 알아보려 TV를 켜보니 한국 코로나 사태를 소개하는 어떤 TV프로그램은 빨간색 커다란 중국지도에 코로나를 쓰인 배경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며칠 동안 계속 봤지만 그 배경은 바뀌지 않았고 이제는 화가 나서 이제 TV조차 잘 안 봅니다. 그냥 문 닫고 눈 감아야 마음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도에서 모든 경기도민에게 10만원씩 주기로 한 얘기를 들었을 순간에 틀림없이 이번에도 외국인이 안 된다 알았습니다. 역시나입니다. 십여년 간에 참고 잘 적응해왔습니다. 경기도에서 살고 이 사회에 기여하고 세금 또박또박 내고 있는 외국인을 이런 시기에도 외면하는 게 아무래도 이해가 안 갑니다. 이번 재난에서 같이 경기도에서 살고 있고 같은 어려움을 견디고 있고 중국 사람으로서 보다 차별 더 받고 있는 우리는 경기도민이 아니면 누구일까요? 돈을 걷을 때만 도민이라고 하고 복지는 외국인이라서 생각하지도 말라고 하는 건가? 한국에서 제일 많이 들고 제일 듣기 싫은 말은 ‘외국인이 안 된다’ 것입니다. 외국인이 왜 안 되냐고 물어보면 그냥 외국인 안 된다고 하고. 이제는 외국인이 안 된다는 게 당연한 거처럼 생각하지 말고 재난 앞에서 차별주지 마세요!“
<경기도에서 10념 넘게 살고 있는 이주노동자 B씨>
“스리랑카인 000입니다. 현재 E-7비자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에 온지 약 한 10년 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시는데, 경기도 도청에서 외국인들은 빼고 10만원씩 준다고 하는데 우리도 한국에서 살면서 세금을 다 내고 한국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 됐는데, 이게 외국인들은 빼고 한국인들만 보장해주는 거 이해가 안 됩니다. 왜냐면 우리도 지방세 내고, 자동차세 내고, 내는 걸 다 내고 있는데 왜 우리는 지원을 안해줍니까? 지금은 코로나 19 때문에 일도 많이 없고 가족생활하면서 애를 키우는 입장이라서 돈도 못 벌고 있는데, 한국 사람만 주고 외국인들은 안 준다 게, 만일 하나 우리가 세금을 안 낸다고 하면 그것은 모르는 일이지만, 그런데 우리도 세금을 내고 내는 걸 다 내고 작년에만 저는 연말정산으로 100만원 넘게 잘렸습니다. 그런 경우에 우리는 받지는 못하고 내는 것만 내고 있는 게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 생각으로는 사람은 다 똑같이 힘든데 항상 한쪽 사람들만 보장해주고 어느 사람들은 보장해주지 않는 것은 안 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지원하는 것은 같은 인간이라서 지원해주면 좋겠습니다.”
-----------------------------------------------------------------------------------------------------------------------------------
<기자회견문>
경기도는 지난 3월 24일 코로나19로 인한 비상경제 대책으로 4월부터 전 도민에게 1인당 10만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을 조금이나마 타개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도민’이라는 말 뒤에는 외국인을 제외라는 말이 함께 붙어 전 도민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외국인주민을 배제한 차별적인 정책에 대해 이주민을 포함한 선주민들 또한 문제제기를 진행하였고,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4월 1일 경기도지사 이재명은 기자회견을 통하여 “지급대상자는 2020년 3월 23일 24시 이전부터 신청일 현재 계속 도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경기도민입니다. 나이, 소득, 자산, 성별, 직업 등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경기도민이기만 하면 모두가 대상입니다.”라고 발표 했으며 또한 경기도청 홈페이지에도 공식적으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지급대상은 전 도민으로, 소득과 나이 상관없이 2020년 3월23일 24시 기준시점부터 신청일까지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지만 내국인만 신청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이들은 ‘모든’, ‘가리지 않고’, ‘상관없이’, ‘오로지’, ‘누구나’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 건지 당황스럽다.
경기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이주민들이 살고 있다.
경기도 내에 3개월 장기로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주민은 약 60만명이다.
이번 정책을 통하여
경기도는 ‘모든 경기도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들을 배제함으로서
60만 명의 존재하고 있는 사람들을, 없어진 ‘무’의 존재로 만들었다.
경기도의 많은 부분은 이주민들의 노동과 생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들 역시 경기도의 거주민으로서 동등한 세금을 내고 있다.
외국인주민이 경기도에 살고 있는 ‘모든’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무엇이란 말인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공부를 하고, 물건을 생산하고, 먹거리를 생산하는 이들은 유령이란 말인가? 아이를 낳는 기계인가? 물건을 생산하는 기계인가?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자원인가? 경기도에 사는 사람 중 이주민들이 만든 음식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으며 이주민들이 만든 물건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경기도에 살지만 도민이 아니라 규정된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세금을 낸다.
주민세, 자동차세, 소득세, 지방세, 부가가치세 등의 다양한 종류의 세금을 내고 있다.
이들에게 세금을 모두 걷으면서 그에 대해 지원, 아동보육비, 아동수당, 노인수당, 청년기본수당 등은 이미 제외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세금은 구분 없이 모두 떼어서
모든 이라고 일컬어지는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혜택을 주는 이런 도둑같은 정책에 더 이상 동의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 ‘경기도재난기본소득’ 및 다른 수당 또한 모든 외국인주민에게 차별 없이 지급하라!
* 재난 속에서 함께 살고 있는 지역 사람들을 구분해서 차별말라!
* 이재명경기도지사는 더불어 살아가는 경기도민으로서 이주민도 인정해라!
(사)경기글로벌센터, (사)너머, (사)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국경없는친구들, 글라렛이주민센터, 김포이웃살이, 두레방, 별사랑이주민센터, 부천새날학교, 정만천하, 지구별살롱, 파주엑소더스, 한국다문화복지협회부천지부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경기지역이주노동자공동대책위원회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노동자연대경기지회, 녹색당 경기도당,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경기도본부, 사회변혁노동자당경기도당, 수원이주민센터, 아시아의 친구들,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이주노조, 지구인의 정류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화성이주노동자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사)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아산이주노동자센터,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파주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의정부EXODUS, (사)함께하는 공동체,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원불교 서울외국인센터)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김포이웃살이,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사)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사)이주민센터 친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정의당,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주인권연대(경산(경북)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아시아의 창,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과 함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이주와 인권연구소, 지구인의 정류장, 천안모이세, 한국이주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