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니일기 3
쭈니일기 3
잉...
나 속상해...
연습할 때 집중 안하고 장난만 친다고 혼났어.
내가 장난치려고 그런 게 아니라
얼굴이 제 맘대로 웃고 몸이 제 맘대로 흔들린 거라구...
학교에서 따돌림 당해서 슬픈 지영이랑
엄청 엄청 심각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노랑이 나타나거든.
노랑은 나를 되게 무시하는 애야!
칫, 이거 이거, 대본 좀 볼래?
.
노랑 : (갑자기 나타나) 너 누구랑 떠드는 거야? 쟤 누구니?
지영 : 어? 얘? 얘는 강남시장 과일가게 흰둥이가 금방 누고 간 똥이야.
그러니까 얘는... 강아지똥?
지금도 모락모락 김 나는거 보이지?
노랑 : 아~~~!! 더러워!!
너는 이제 하다못해 강아지똥이랑 얘기하냐?
강아지똥 : 뭐? 내가 똥이라구? 더럽다구?
노랑 : 너는 똥 중에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
강아지똥: 으앙!
노랑 : 야야 시끄러.
넌 어차피 똥이야.
그렇게 운다고 누가 너를 불쌍하게 생각할 것 같아?
강아지똥 : 아니야, 아니야, 난 안 더러워!! 아니라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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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부분이었어.
샘은,
노랑이 약 올리는 말에 내가 감정을 폭발시켜야 하는데
내 몸은 흔들 흔들하고 표정은 익살스러워서 장난치는 것 같대.
누나들은 또 내가 심각한 장면에서 히죽거리고 웃었다나 뭐라나.
진짜로 아니거든!!!
내 친구들도 연습하는 거 구경한다고 와있는데
나는 혼만 나구! 씨이...
<< 일러스트_나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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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힘이 쭈욱 빠졌어...
짜증나고 속상해서 엎드려 있는데
내 친구 장미가 살그머니 다가왔어.
그리고... 아, 글쎄 나한테 초콜릿을 살짝 내미는거 있지!!
“쭈니야, 이거 먹고 힘내. 너 주려고 사왔어.”
어라.....에쿠.... 갑자기 코가 찡해졌어.
나 감동 받았나봐..~
장미는 돈을 진짜 아끼거든.
돈이 생길 일도 별로 없지만 어쩌다 생기면
전부 돼지저금통 속으로 쏘옥! 이야.
장미는 아파트로 이사 가는 게 꿈이래.
바퀴벌레 없고 곰팡이 없는 깨끗한 아파트여야 한대.
장미네 집은 온통 눅눅하고 바퀴도 많거든...
우리 집도 옛날엔 그랬어.
지금은 이사 와서 좀 괜찮아.
우리 엄마가 집 이사하려고
회사 갔다 와서 밤에 또 삼겹살집에서 12시까지 일하고 그랬어.
나는 엄마 기다리다 먼저 잘 때도 있고
엄마 얼굴 보고 자기도 하고...
나랑 행복하게 살려고 죽을 똥 살 똥 일하는 거라고, 엄마가 그랬어.
오늘도 지나가는 나를 붙잡고 정육점 할머니가 물어보셨어.
엄마 몸살은 좀 나았다니?
엄마 몸살났어요? 몰라요.
에잉?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그것도 몰라?
이크! 나... 효자로 살아야 하는 거였어?
나는 투덜대면서 다시 집에 가서 엄마에게 물어봤어.
엄마 몸살난거 괜찮아요?
어? 그럼~ 이제 다 나았지~
우리 아들이 효자네
엄마 걱정을 다하고~.
엄마가 또 상그르르 웃었어.
히! 효자 되기 참 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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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초콜릿 덕분에 나는 다시 힘이 났어.
엉덩이를 밀어 내 자리로 돌아갔어.
이번에는 가슴속에 있는 힘을 다 쏟아서 소리칠 거야.
아니야, 아니야, 난 안 더러워!!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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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동아리 노리터의 첫 번째 뮤지컬
[꿈꾸는 노리터]
2017년 10월 28일(토) 4시, 6시
가치 소극장(춘의역 6번 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