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버리기, 너무 어려워요~ ㅜㅠ."
"벌금 내래요. 어떻게 해요. ㅜㅠ"
메리(가명)씨가 울상을 하고
쉴러스조인트로 들어온다.
검정비닐에 쓰레기와 바나나껍질을 함께 버렸다가
16만원이나 되는 과태료 고지서가 날라왔단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일단 벌금은 내고 앞으로 잘 버려야지.”
쉴러스조인트의 밀라사장님은
한국에 20년 넘게 살고 있다.
동네로 이사 오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집 계약부터 취업, 가정상담, 육아문제
심지어는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요즘 들어 한국은 환경에 관심이 더 많아지면서
쓰레기 분리배출도 어려워졌다.
아무리 분리배출 안내를 한다고 해도
이주민들에겐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관리아저씨가 있는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사는 이주민들은
쓰레기 버리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눈치를 봐가며 적당히 버리는 수 밖에......
그러다 보니 벌금 맞았다는 소식이 들리면
동네가 한바탕 시끄러워진다.
한두 명만 쓰레기를 잘못 버려도
이주민들이 문제라며
지저분하고 분간 못하는 사람들로 여겨진다.
'쯧! 사실 한국사람들도 다 잘하는 건 아닌데...
한국사람으로서 괜히 미안해진다.'
그.래.서.
우리가 나섰다!!!
★ 우리마을 쓰레기 잘 버리기 캠페인 ★
한국에 먼저 온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한국에서 쓰레기 잘 버리는 방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뭐부터 해야 하지?
우리도 좀 배워야하지 않을까?
우리집 쓰레기에서 시작했는데
각 나라의 상황과 지구촌 환경문제,
그리고 인류의 미래까지.
책임감이 생겨서 어깨가 무거웠다.
자, 이제 우리마을 강사님들과 함께
마을로 나가 볼까요?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지만
앞에서 진행을 해야하니 떨리는 게 당연한데도
너무나 태연하신 마을 강사님들
(한국에 살면서 쌓인 내공이래요. ㅎ 웃프다~)
교육을 받으러 오신 이주민 이웃들,
긴장되는 한국말이 아닌
고향의 말로 배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마음과 머리가 가벼운지 모른다며
즐거워들 하셨어요.
"재활용 되는 것을 찾아보세요."
"도대체 뭐가 재활용이고, 뭐가 버리는거지?
베트남 말로 배웠는데도 헛갈리네."
"주방에서 쓰는 칼은 어떻게 버릴까요?"
"그야, 신문지나 천으로 잘 싸서 재활용에 넣으면 되지."
"아이고 언니, 그러면 큰일 나! 그건 일반쓰레기야.
수거하는 사람들 안 다치게 종량제봉투 안쪽에 잘 넣어서 버려야 돼."
다 쓴 치약은
내용물을 깨끗이 씻지 않았다면
종량제봉투에 버려주세요.
(앗, 이거 궁금하던거야. 핸드폰에 저장)
"질문이요~ 안 쓰는 그릇은 다 재활용이지요?"
"아니에요.
유리와 도자기류는 달라서
사기그릇은 멀쩡해도 재활용이 안돼요."
"남편은요? 남편은 어떻게 버리나요?"
"남편...이요?"
"음... 일단 문을 열고 남편을 내보내세요.
그리고...문을 닫으세요."
와하하~ 깔깔깔~
(누군가의 남편)
"그럼, 월급 받으면 안 갖다 줘도 되지요?"
"그렇다면...
월급날에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리고, 못 나가게 문을 닫으세요."
분리수거의 기본 3단계는?
비우기
헹구기
분리하기
나는 조선말 잘 하는데
분리수거 뭐 따로 배울거 있나?
(라고 했었대요. 조~기 저분이요. ㅋㅋ)
사장님,
전단지 나눠주고 설명도 부탁드려요.
상점을 운영하시는 동네 사장님들도
빼놓을 수 없는 동네 지킴이죠.
이주민들이 벌금 내는 게 속상하고 안타까워서
마을 일에 이주민들이 나선다는 데 의미를 두고
환경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바라며
일말의 양심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 일을 하기를 잘했다라고
생각이 든 건
우리는 이미 함께 살고 있고
이미 함께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캠페인으로
필요한 분들을 위해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베트남어/ 깨끗한 우리 마을! 올바른 재활용 분리수거 방법 알기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utr6FiSswUU 따갈로그어(필리핀)로 배우기
https://www.youtube.com/watch?v=T0Gflgw6xgM 중국어로 배우기